참외 어머니는 뚝배기 하나 사고 소금 조금 사고 개구리참외도 사실까 참외 사시면서 이승에 두고 온 아들딸 생각 또 하실까… 개구리참외는 목생이 형이랑 둘이서만 먹을까 거기서도 어머니는 찔름 들어간 못생긴 참외를 잡수시고 예쁘고 맛난 건 아들 주실까… 지금은 고인이 된 동화작가 권정생의 동시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의 일부분이다. 저승에서도 장을 보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덕지덕지 묻어난다. 돌아가신 내 어머님도 여름철 장을 보고 오실 때면 어김없이 참외 한 봉지를 풀어놓곤 하셨다. 박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인 참외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니제르강 연안의 기니아(Guinea)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이전에 중국 화북으로부터 들여온 것이 시초였으며 고려 시대에는 참외를 형상화한 자기나 주전자가 만들어질 만큼 참외 재배가 융성하였다고 한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의하면 참외는 계통이 많고 과피색은 청록색이거나 금빛, 개구리 무늬가 있는 등 다양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참외의 ‘참’은 우리말 큰사전에서 ‘허름하지 않고 썩 좋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다른 박과 식물보다 맛과 향이 좋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참외는 우리나라
명품 브랜드? 이제는 입지 말고, 내가 명품이 되자 며칠 전 경복궁에서 열린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패션쇼 이후 인근 건물에서 늦은 밤까지 음악 소음과 현란한 조명을 외부로 쏘아대는 파티를 열어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인근 주택가의 주민들이 잠을 자지 못하여 신고한 건수가 무려 52건이나 접수되고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브랜드는 명품일지 몰라도 자기들만의 파티로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독단적이고 오만한 태도는 너무나 저급이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루이비통이 서울 잠수교 밑에서 패션쇼를 열며 24시간 차량과 자전거, 도보이용을 통제하여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이렇게 작은 나라인 한국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들어와 패션쇼를 열며, 최근 들어 열렬히 한국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을까요? 이유는 최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K팝, K컬처 등 한류의 영향이 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 전역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에 K컬처와 패션쇼를 어떻게든 연관시키려고 애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 연예인들을 동원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SNS를 통해 사람들의 과시욕을 부추기며 말입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18] 앵초 (Primula sieboldii) 봄이 온 것 같더니 봄을 느끼기도 전에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 듯합니다. 한낮에는 더위로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지나간 봄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길가에 줄지어 늘어선 벚나무에 흰 벚꽃이 피어납니다. 이 꽃은 며칠 만에 눈처럼 흰 꽃잎을 흩날리게 됩니다. 꽃비가 내리면 여인들의 마음도 들뜨게 되는 것 같습니다. 꽃비가 그치고 나면 봄기운이 가득해지고 산과 들의 나무와 풀들도 기지개를 켜고 봄맞이에 열을 올리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산의 물가 주변이나 계곡의 습기가 머무는 장소에 무리 지어 피어나는 야생화가 있으니 그것을 우리는 ‘앵초’라고 부릅니다. 앵초의 꽃 색은 분홍색으로 새색시들의 연분홍 치마가 생각나는 색상입니다. 앵초는 이렇게 봄이면 우리 곁에 찾아들어 설레임을 안겨주는 야생화입니다만, 실물을 산에서 만나거나 자생하는 모습을 찾아가거나 앵초를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문 듯 합니다. 그 이유라면 봄이라고 하지만 산야에는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계절에 산속에 앵초꽃이 폈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