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격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 안도현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5호>에 실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