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ugly) 농산물? 러블리(lovely) 농산물!

어글리(ugly) 농산물?

러블리(lovely) 농산물!

 

 

버려지는 농산물 (출처 : 작약(블로그))

 

   대한민국에서 1년 동안 버려지는 농산물 규모가 얼마인지 아시나요. 대략 5조원으로 추정합니다. 그럼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농산물은 얼마나 될까요.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말에 따르면 한해 13억톤으로 전체 농산물의 30%에 달한다고 합니다(2019년 기준).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부 기자로서 수확철만 되면 버려지는 수많은 농산물을 보곤 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라는 옛 속담을 맹종해서일까? 공산품의 불량률과 달리 농산물의 경우는 겉모양 상관없이 영양소는 차이가 없는데도 겉으로 보이는 모양과 색깔이 어글리(못난이)냐 아니냐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사실 농산물은 아무리 농부가 최선을 다해서 작물 재배를 한다고 하더라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기후 환경(온도, , 수분), 토양 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수확물 일명 못난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상품성 판매 기준을 따른다면 심한 경우 수확 자체를 포기 할 수밖에 없구요. 원가로 가져가라 해도 농산물 유통상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서 말이지요.

 

  어글리한 농산물의 화려한 변신

  그런데 최근에 소비자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서 참 다행입니다. 농산물들을 향한 한국 소비자들의 부정적, 외면적 시선이 바뀌는 흐름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조금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지요. 프랑스의 경우는 우리보다 10년 앞서서 인터마르쉐라는 슈퍼마켓 체인을 통해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를 시작했는데, 1개월 만에 무려 1300만명의 고객이 다녀갔다고 할 정도라고 하고, 이 영향을 받은 미국의 경우 못난이 농산물 판매 업체가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고도 할 정도이니 한국의 경우 많이 늦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첫째, 가성비는 기본...

  울퉁불퉁한 모양에 알록달록한 색깔을 띤 못생긴 농산물에 한국의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고물가로 인해 가성비(기존 상품보다 30~50% 저렴)를 찾으려는 시도 속에 못난이만 취급하는 플랫폼들도 빠르게 등장하고 있는데, 2021채소 구출하기라는 슬로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여 누적 매출액 100억을 달성한 어글리어스’, 매달 3만명이 찾는 못난이 마켓을 들수 있습니다. 이 흐름은 맛과 영양 등에 있어서 못난이 농산물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글리어스 못난이 농산물 홍보 사진 (출처 : 중앙일보)

 

  둘째, 친환경 가치 소비 동참은 덤...

  못난이 농산물 애용이 가성비가 기본이라면, 진짜 가치는 친환경 가치 소비에 자연스럽게 동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천문학적으로 버려지는 농산물 쓰레기가 뿜어내는 메탄가스를 줄일 수도 있고, 재고 보관 및 폐기되는 비용을 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 흐름을 위해 필요한 것

  그러나 한국 속에서 이 흐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아무리 못난이 상품이라 하더라도 생산 농가들에게 유통들의 가격 후려치기는 근절되어야 합니다. 정상적인 농산물 가격의 60~70% 이상 가격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이 문제는 단순한 수익성 보장의 차원을 넘어 농부들이 지속적으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이런 새로운 농산물 유통로가 열렸다 해도 여전히 버려지는 농산물은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못난이 농산물 판매 촉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못난이 농산물 활용 방법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령 큰 단체가 주도하는 저소득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사업과 달리, 시골의 한 마을(‘단위)과 도시의 한 이 결연(一村一洞결연)을 맺어 못난이 농산물이 꼭 필요한 곳에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농촌과 도시의 사람들이 작은 운동체를 만들어서 못난이 농산물 흘려 보내기도 필요합니다. 이런 움직임들이 활성화 된다면 못난이 농산물이 도시와 농촌의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사랑의 오작교가 되어주지 않을까요.

 

땅과 씨름하고 있는 Culture’의 상상 농부

01sangs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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