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솥밥

돌솥밥

 

                                                    

 

  늦게나마 전기밥솥에서 전기압력밥솥으로 바꾸면서 밥맛의 차이를 알아버렸다. 그러면서 자연히 더 낫다고 생각되는 돌솥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따뜻한 돌솥으로 누룽지까지 먹을 수 있는 식당에 발길이 가는 것은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국민 모두를 강타한 경제 위기 때에도 이름난 돌솥밥집들은 IMF의 한파를 크게 타지는 않았다고들 하니, 한국인들의 돌솥밥 사랑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후로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 인기는 크게 식지 않은 것 같다.

 

  돌솥의 유래

  돌솥밥은 옛날 궁중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처음 지었다는 설도 있고 조선시대에 궁중에서 속리산 법주사로 불공을 드리러 갔을 때 구하기 쉬운 재료들을 돌솥에 담아 바로 밥을 지었던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영양돌솥밥이란 곱돌로 만든 작은 솥에 쌀, 보리 등의 곡식을 넣고, 은행 잣 밤 대추 같은 영양식 재료를 추가하여 지은 밥을 말한다.

그리고 곱돌솥도 있는데 그 기원과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백제시대에도 귀족층과 부유층들이 곱돌솥을 즐겨 사용했다는 것으로 보아 그 연원이 꽤 오래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곱돌傳來의 名物」, <경향신문> 1962년 8월 1일). 곱돌은 우리나라에서는 황해도 해주와 전북 장수에서만 나오는 특이한 돌로 제작하는데 내구성이 좋아서 500년 이상을 견딘다고 한다.

 

  한국 솥, 돌솥

  이처럼 귀한 용기에 지은 돌솥밥이 외식업소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1970년대 무렵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우체국(현재 경원동우체국) 인근에서 비빔밥을 판매하던 중앙회관의 남궁성 사장이 비빔밥을 따뜻하게 오래 먹을 수 있게 이 그릇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1969년에 ‘전주곱돌비빔밥’을 상표등록 했고, 비빔밥에 은행, 잣, 밤, 대추 같은 영양식 재료를 추가하여 고객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1970년대 초반에는 서울에까지 진출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돌솥밥은 사치스런 음식으로 인식되었다. 당시 대한요식업 중앙회는 혼분식정책을 자율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실천사항으로 즉석 돌솥밥 판매를 일체 폐지하였고, 이를 3회 이상 어길 시에는 당국에 고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3回 이상 違反은 告發」, <매일경제> 1971년 7월 21일). 식량자급이 원활해진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돌솥밥이 상용화되기에 이른다. 한때는 종로 뒷골목에 있는 ‘종각’이라는 식당의 돌솥밥이 큰 인기를 얻어 점심시간 때마다 150여 명의 손님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돌솥밥 전문식당 鐘路 뒷골목 「종각」」, <경향신문> 1983년 6월 14일), (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양미경).

 

  그런데 돌솥에 또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탐을 내다니!

  최근 중국 북동부 지린성 정부2021년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지역 무형문화 유산 목록에 포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논란이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조리 기술)’라는 항목으로 지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 시킨 것이다. 또한 돌솥비빔밥을 대표 메뉴로 장사하고 있는 중국 프랜차이즈 ‘미춘’ 은 이미 중국 전역에서 매장 수가 무려 1000개를 돌파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중국의 역사 왜곡 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5일 중국은 돌솥비빔밥에 이어 부채춤이 중국의 성(省)급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SNS를 통해 한국이 자국(중국) 문화유산을 훔쳐 갔다는 왜곡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중국 지린성은 지난 2007년 부채춤, 상모춤, 그네, 널뛰기 등 19개 항목을 성급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조리 기술)’항목으로 지역 무형 문화유산 목록에 포함했다”고 밝혀 중국의 일명 ‘문화공정’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눈뜨고 코 베어가는 현실에 앉아서 한탄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중국의 동북공정과 문화 베끼기는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돌솥에 애정이 막 생기기 시작한 나로써도 이러한 기사를 보고 안타까움과 한국인으로써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첫째,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한국인으로써 작은 식문화라도 그 정확한 역사적 기원과 유래를 알자!

셋째, 한국의 돌솥 음식점이 세계에 퍼져나갈 때, 돌솥밥은 극진한 마음을 담아 소중한 사람에게 대접하기 위해 지어내던 밥이었다는 사실을 담아내어 확실하게 알려주자!

 

                                                                                                            더 Culture 강지은 기자

zulu7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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