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성품개발을! 시리즈 1-10 절제]

절제

[시로 성품개발을! 1-10   절제]

 

 

구 공 탄

 

 

  조심조심

  양손에 구공탄 들고

 

  허리도 못펴고

  살금살금 걷는다

 

  따라오던 동생이

  또 한 번 건드리자

 

  화는 나도 구공탄은

  사알짝 내려놓고

 

  도망가는 동생을

  오빠는 쫓아간다

 

  바람 찬 저녁길에

  구공탄 두 개

 

 

  - 박 홍 근 (1919-2006) -

 

 

 

 

 

  겨울이 시작되면 오래된 사진첩처럼 ‘구공탄’ 이라는 동시를 꺼내 읽는다. 이 동시를 읽으면 구공탄의 불꽃처럼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때 우리 서민들의 겨울 벗이었던 구공탄은 아련한 추억의 땔감이다. 겨울이 시작되면 집집마다 김장을 하고 구공탄이라 불리던 연탄을 들여다 쌓아놓았다.

 

  양손에 구공탄을 들고 행여 깨질세라 허리도 못 펴고 살금살금 걷는 아이의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럽다. 뒤따라오던 동생이 무슨 심술이 났는지 건드리자 화는 나도 구공탄이 깨질까 봐 사알짝 내려놓고 동생을 쫒아 가는 아이의 마음이 대견스럽다. 내 동심의 추억 속에 바람찬 저녁 길에 구공탄 두 개가 아직도 남아 있어 겨울이 춥지 않다. - 이준관 (아동문학가) -

 

  * 구공탄 : 9개의 구멍을 내어 만든 (무)연탄이라는 의미로, 실제는 더 많은 구멍을 가질 경우가 많았다. 1960-70년대의 한국의 각 가정에서 널리 쓰인 전형적으로 서민의 땔감이었다.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골목 사이로 손으로 날라야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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