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성품개발을! 1-12 근면]
나 무 는
봄비 맞고
새순 트고
여름비 맞고
몸집 크고
가을비 맞고
생각에 잠긴다.
나무는
나처럼.
- 이 창 건 -

나무와 인생인 나의 사계절은 모두 가치가 있다. 봄여름가을은 이렇게 싻이 돋고 자라고 열매맺음으로 의미를 맺는다. 나무의 성장과 나의 성장이 이렇게 빼어 닮을 수 있을까? 봄여름가을에 내리는 비는 그 의미를 재촉하여 드디어 결실에 이른다. 나무의 결실과 나의 깊은 생각은 동일한 열매이다..
이제 마지막 계절인 겨울의 나무는 어떨까? 이 계절의 나무는 그 다음 해를 대비하며 뾰쪽 하늘로 솓구친 순이 대변한다. 내년은 더욱 클 것이라고! 바로 이 새까만 순 위에 내리는 것은 비를 대신하는 눈이다. 가끔 얼기도 하여 괴롭히지만 겨울에도 필요한 습기를 공급해준다.
그런데 내 인생의 겨울은 어떨까? 죽음 이후에 아무 것도 없어서, 새까맣거나 무의미할까? 그러면 나무에게조차 있는 새 순은, 고귀한 인생된 나에게는 없는 것일까? 그래서 늙어서 탑골공원에만 들락거리거나 심지어 함부로 살아도 되는 걸까? 그렇지 않고 죽음 이후에 또 다른 차원의 삶이 새순처럼 있다면, 아마 삶은 전혀 새롭고 놀랍게도 영원하며 그 가치는 무한할 것이다. 그렇다면 되돌이켜 지금의 봄,여름,가을의 삶도 영원한 열매를 추구하게 되리라. 마지막으로 나를 뒤엎어버리는 폭설이나 죽음처럼 다가오눈 겨울비를 맞이해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으로 손쉽게 받아들이리... 나는 소멸하지만, 봄여름가을의 비와 같은 물로 구성되었고, 그 겨울의 물은 결국 온 우주를 다시 살릴 것을 기대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