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성품개발을! 1-15 고독]
돌아오는 길
비비새가 혼자서
앉아 있었다.
마을에서도
숲에서도
멀리 떨어진,
논벌로 지나간
전봇줄 위에,
혼자서 동그마니
앉아 있었다.
한참을 걸어오다
뒤돌아봐도,
그때까지 혼자서
앉아 있었다.
- 박 두 진 -

내가 고독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 비비새에 주목하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보니 저 비비새는 늘 혼자네. 마을과 숲에서 뿐 아니라, 전봇줄 위에서도. 내 가는 길 가려고 눈을 돌렸다가도 혼자 있는 새가 안쓰러워 한참을 가다가 돌아보니 또 여전히 혼자네, 나처럼. 나의 동무같네. 아니 비비새는 나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