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good!
찾아가는 ‘농촌 문화버스’ best!
농촌의 열악한 의료 현실
농부로서 가장 불편한 것은 쉽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입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다치거나 때론 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병원을 오고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까 참거나 차일피일 미루다 치료의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가끔씩 오는 의료 봉사 방문이 있지만 간단한 건강검진 차원이어서 많은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 올해부터 시작한 ‘농촌 왕진버스’는 의료가뭄에 시달리는 농촌에 그야말로 ‘의료 단비’입니다.
▲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출처 : 농민신문)
의료 단비, 농촌 왕진 버스
농촌 왕진 버스는 올해 처음 도입된 것으로 농림축산부, 지자체, 농협, 27개 의료기관이 적극 참여해서 전국 9만여명의 농촌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입니다. 의료가 취약한 농촌 마을의 강당·체육관 등에 임시진료실을 마련하고 농촌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왕진 버스라는 취지에 맞게 이동순회버스를 통해 고령자와 취약계층이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농업인들이 주로 앓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 등을 진료할 수 있도록 침술, 물리치료를 제공하고 열적외선·체외충격파·초음파, 골밀도 검사 등의 심도있는 의료 서비스는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도 의료서비스를 받게 된 점은 일석이조였습니다.
지속적 왕진 서비스로의 기회
그런데 이 서비스로 인해 의료의 혜택을 받은 농촌에 또 하나의 희소식이 들렸습니다. 얼마 전 대전에서 있었던 ‘농촌 왕진버스 성과공유 및 발전방향’ 간담회에서 내년에도 의료 취약지를 대상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농촌의 많은 분들은 1회성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는데, 이번 결정은 더 많은 지역의 농가들이 세밀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속적 의료서비스 차원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결정이어서 큰 기대가 됩니다.
‘농촌 왕진버스’에서 ‘문화 왕진버스’까지
‘농촌 왕진버스’의 활동을 바라보며 농촌에 사는 농부로서 또 하나의 왕진 버스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신적 건강을 다루어주는 ‘문화 왕진버스’ 말입니다. ‘의료 왕진 버스’가 육체의 건강을 위한 의료 서비스라면, ‘문화 왕진버스’는 정신적, 문화적 건강을 위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나는 지속적인 음악과 미술 전시회 등을 열어보는 것입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나 아마추어일지라도 의료봉사처럼 음악을 통한 치유 연주회를 하는 것도 있고, 다양한 미술 작품들(모사품일지라도)을 전시하거나 주민들이 참여하여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 말이지요.
두 번째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분들이 어려운 국가들에 가서 봉사하는 KOICA처럼, 꼭 최고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대학생들이 자기만의 전공을 살려서 국내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입니다. 계절의 변화마다 손이 필요한 ‘집 수리하기’, 간단한 ‘전기 제품들 손봐주기’ 등 찾아보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농촌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대학생들은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경험하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땅과 씨름하고 있는 ‘더 Culture’ 상상 기자
01sangsa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