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는 하마가 된 챗GPT


물 먹는 하마가 된 챗GPT

 

  “제품기획안을 써야 하는데 chat GPT를 활용해서 한번 작성해봐요.”
  “관련 논문을 찾아보았는데 러시아로 된 자료만 있어 난감하네요. 챗GPT한테 번역하라고 시켜봤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오픈 AI를 사용하고 계시나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의 충격보다 더 큰 충격을 받으며, 전세계는 지금 AI에 대해 환호와 혼돈, 충격과 감탄, 공포를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지브리 화풍 프샤, GPU가 녹고 있다

 

  지난 4월 1일 챗GPT의 일간 이용자 수가 처음으로 120만명을 넘어섰습니다.챗GPT의 가파른 이용자 증가세의 ‘1등 공신’으로는 챗GPT의 새로운 이미지 생성 AI 모델 ‘챗GPT-4o 이미지 생성’이 꼽힙니니다. 지난달 25일 출시된 챗GPT-4o 이미지 생성은 이용자들이 본인 또는 지인과 찍은 사진을 각종 인기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바꿀 수 있다. 특히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지브리의 화풍이 큰 인기를 끌며 저작권 보호에 대한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브리풍 그림의 열풍으로 이미지 생성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울트먼은 사용자들이 몰리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가 녹아내리고 있다, GPU 10만개 를 확보할수 있다면 최대한 빨리 연락달라며 자신의 X(예전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원하는 것 줄께. 난 물을 줘


  이렇게 편리한 ai를 한번 사용할 때 에너지 뿐 아니라 챗GPT의 물 사용량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C리버사이드 연구에 따르면 챗GPT 질문 6개에 답하려면 한 컵(200㎖)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결코 적은 양이 아닙니다. 특히 이 연구는 챗GPT의 옛 버전인 GPT-3를 기반으로 진행한 데다, 원하는 답변의 길이도 150~300단어 수준으로 한정하였으니, 최신 버전인 GPT-4o에 더 긴 답변을 요구하면 물 사용량은 늘 수 있단 뜻입니다.

 

 

최근 OECD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AI의 물 발자국은 AI가 훈련되고 호스팅되는 장소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사용한 물 소비량은 64억 리터로, 전년 대비 34%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올림픽용 수영장 2천500개 이상을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건강한 지구를 위한 간헐적 AI 단식

 

   이 탓에 AI 사용이 가장 많은 국가인 미국에선 데이터센터 인근 지역 거주 주민과 마찰이 생기고 있습니다. 2021년 미국 오리건주 댈러스 시가 구글 AI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을 보도한 지역 언론사를 고소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댈러스 시는 데이터센터 냉각수 사용이 구글의 영업 비밀로, 해당 언론사가 이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맞서 댈러스 주민들은 구글 AI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물의 양을 공개는 정당한 언론 보도였다며 시에 맞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구글의 과도한 물 사용으로 인해 주민들이 사용할 깨끗한 용수 공급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나 소송도 걸 수 없고, 지구 반대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도 못하며 물 부족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명의 혜택은 커녕,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고통받는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챗GPT사용에 일주일에 한 번 간헐적 단식을 도입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더 Culture 박상은

joyfuloil@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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