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와 환경] 미세플라스틱의 역습 플라스틱의 폐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태평양 거북이가 플라스틱 망에 걸려 등껍질이 8자로 만들어진 사진이나 몸통이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죽은 새의 사체일 것입니다. 그래서 환경운동가들은 플라스틱 Zero라는 구호를 외치며 환경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장하며 플라스틱 컵과 플라스틱 빨대가 없이는 못사는데요, 이를 없애기 위해 법안까지 만들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줄여봤자 미국에서 매일 5억 개씩 발생하는 빨대량과 비할 바가 아닙니다. 이와 같은 상태로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이 늘어나면 배출량이 2030년에는 연간 최대 5,300만t으로 전망되며 이는 매년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총량의 절반에 이르는 무게라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플라스틱으로 인한 고통이 해양생태계가 아닌 우리의 몸속에 쌓이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미세플라스틱, 위험하지 않다고?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이란? 미세하게 분해되거나 인위적으로 제조된 5mm(5,000㎛)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를 말합니다.(식약처, WHO, 2019)
돌아온 학교 미세먼지가 낀 뿌연 하늘을 보며 등교를 했다. 점심시간부터 갑자기 하늘색으로 빛나더니 맑아졌다. 다음 시간은 체육시간. 운동장에 나가 처음으로 축구를 해 봤다. 축구를 해보고는 싶었지만 ‘아마 평생 못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공을 차보며 골대에 넣는 연습도 했다. 공은 내 맘대로 되지 않고 낯선 느낌이 들었다. 공을 차는 연습을 하는 건지, 공 줍는 연습을 하는 건지, 줍는 거 반, 차는 거 반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도 오랜만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중학교 때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피구부에서 대회에 나가려고 방과 후에 매번 연습했지만, 이제는 땀날 정도로 몸을 쓰는 활동이 없어졌다. 피구, 배드민턴, 농구, 발야구와 같은 활동적인 운동들이 그리웠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축구는 맘처럼 안 되었지만, 공이 시원하게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사이다같이 내 맘도 뻥 뚫렸다. 체육을 끝으로 학교가 끝나고 방과 후에 남아서 보강하는 물리 수업을 기다렸다. 오늘이 바로 첫 수업이다! 정말 오랜만이라 설레었다! 방과 후 수업에는 뭔가 일반 수업 때와 다른 분위기와 공기가 감돈다. 같이 듣는 친구들과 시작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6] 구슬붕이 Gentiana squarrosa 봄철 산과 들로 나들이를 떠나는 인파로 온종일 도로는 주차장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봄이면 온갖 꽃들이 형형색색으로 꽃을 피우고 사람들을 야외로 불러내기 때문일 겁니다. 각 지역에서는 이렇게 나들이 떠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 예쁘고 화려한 꽃을 심어두고 놀러 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기도 하지요. 들판이나 산속에서는 소박한 야생화들도 인적 드문 장소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고 발길을 멈추게 하려고 꽃을 피우고 눈길을 잡으려 열심인 봄철입니다. 나른한 봄철이면 우리나라 각처의 산과 들에서 보라색의 화려한 꽃을 피우는 품종이 있습니다. ‘구슬붕’이라 불리는 품종으로 키는 대부분 5cm 내외로 자라서 꽃을 피우고 있는데 가을에 꽃을 피우는 용담과 비슷하지만 용담에 비해 키가 매우 작기 때문에 ‘소용담’이라 불리기도 하는 야생화입니다. 산과 들을 무심코 걷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보라색의 구슬붕이를 만나면 누구나 무릎을 꿇고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데 이 꽃을 다시 한 번 보겠다고 그 자리를 찾아가서는 찾지 못하는 일이 흔한 품종입니다. 구슬붕이는 햇살이 비추는
[상상농부 이야기 10] 송화고 버섯이 담고 있는 영양소를 아시나요?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건강관리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지금인 것 같습니다. 어떤 작물이 몸에 좋다는 기사가 뜨면 순식간에 품절이 될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꾸준한 운동처럼 아무리 좋은 것을 먹는다 해도 꾸준히 섭취하지 않는다면 그 효과는 작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주 풍성하고 다양한 영양소를 담고 있는 상상팜에서 기르는 송화고 버섯의 경우도 말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버섯에 대해 가지는 오해들과 송화고버섯이 담고 있는 영양소들이 무엇인지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인증제도가 주는 오해들 현재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각각의 농가들마다 신경쓰고 있는 것이 ‘무농약 인증, 친환경 인증’ 등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인증을 보아야만 안전한 농산물이라 생각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농작물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버섯이고, 상상팜에서 재배하는 송화고버섯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버섯은 좋은 균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다른 식물과는 달리 농약을 치면 사멸하게 됩니다. 심지어 버섯이 자라는 톱
[조경철의 한국사칼럼 30] 활을 쏴라, 겉모습만 스님이다! 고려시대 일연 스님이 편찬한《삼국유사》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진성여왕(?)의 막내아들 양패가 당나라에 사신으로 갈 때 바다의 해적들이 걱정거리였다. 그래서 활을 잘 쏘는 궁사 50명을 데리고 갔다. 그런데 배가 곡도(백령도)에 이르렀을 때 풍랑이 며칠간 크게 일어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사람을 시켜 점을 쳐보았더니 이 섬의 신령스런 못에 제사를 드리라고 하였다. 그날 밤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활 잘 쏘는 한 사람을 남겨놓고 가면 풍랑이 멈추고 순풍이 불 거라고 하였다. 50명의 궁사들은 제비로 남을 사람을 정하기로 했다. 나무에 자기 이름을 써서 물에 띄어서 가라앉는 사람이 남기로 했다. 당연히 모두 물 위에 뜨겠지 생각했는데 신기하게 ‘거타지’란 이름을 적은 나무만이 물속에 가라앉았다. 사람들은 거타지를 남겨놓고 떠나니 바람이 순풍으로 바뀌었다. 거타지는 앞으로 이 섬에서 어떻게 지낼까 근신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한 노인이 나타나 말했다. “나는 서쪽 바다의 신, 해약이요. 그런데 매일 어떤 중이 해가 뜰 때면 하늘에서 내려와 다라니(주문)를 외운다오. 그럼 우리 부부와 우리 자손들이 물속
일본 학교 앞에는 왜 분식점이 없을까? 학창 시절 추억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새삼 생각해 보았습니다. 분식점과 도서관이 금방 떠오르더군요. 그런데 일본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좀 놀랐던 것은 학교 앞에 분식점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학교 내의 매점도 존재하지 않죠. 특히 학교에는 돈과 시계 등을 가지고 가면 안 됩니다. 즉 귀중품을 소지하지 못하고 개인 소지품 또한 가져가면 안 되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빈부 격차로 인해 아이들이 힘들어 할 수도 있는 정서를 고려한 것이라는 겁니다. 심지어 교과서도 교실에 절대 놓고 다니면 안 되었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총 11kg나 되는 가방(여행가방 사이즈)을 매일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 이유 또한 학교에 놓고 다니면 도난사고나 다른 아이들이 자기 물건에 낙서하고, 물건을 빼앗으며 놀리는 이지매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랍니다. 이렇듯 돈을 가지고 다니지 못 하니 학교 근처에 분식점이 없는 것은 당연하고, 거리에서 손에 먹을 것을 들고 걸어 다니는 것 또한 허락되질 않았습니다. 위생상 좋지 않다는 것이죠. 일본의 학부모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당연한 것처럼 생각해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초·중
[에너지와 환경] 수소를 둘러싼 기축통화 패권경쟁 준비 페트로 달러 2차대전 이후, 브레튼우즈 협정은 미국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드는 주요한 협정이었습니다. 브레튼우즈협정 이전의 국제 결제수단은 금이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는 금태환 조항(金兌換, Gold Convertibility Clause)에 따라 국제적 금 거래량과 무관하게 금 1온스(28.34g)가 35달러와 교환 될 수 있도록 의무적 보증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무한하게 찍어내는 달러에 비해, 그에 해당하는 금을 다 가지고 있을 수 없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971년 금본위(금태환) 제도를 폐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국은 전 세계 금의 70%를 가지고 기축 통화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만, 달러 발행만큼의 금을 물리적으로 계속 가지고 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금본위의 폐지는 달러의 기축통화의 지위를 무너뜨릴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쉽게 기축통화의 지위를 내어줄 미국은 아니었습니다. 복안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죠. 바로 페트로 달러였습니다. 1970년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맺은 비공식계약은 미국이 사우디를 군사적으로
골목길로 다니는 600년 울산 중심지 시계탑사거리는 울산 원도심의 핵심이자 상징이다. 시계탑이 이곳에 세워진 것은 1966년이었다. 이때만 해도 시민들에게 시각을 알려주는 기능을 담당했다. 그러나 점차로 시계 보급이 늘어나자 시계탑은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는 애물딴지로 전락했다. 그래서 시계탑은 1977년 철거되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시민들은 시계탑이 사라진 이곳을 여전히 시계탑사거리라 불렀다. 울산시민들 마음에는 시계탑이 좀체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시계탑은 1998년 다시 세워졌고 2015년 재조성됐다. 울산시민들에게 시계는 필요 없어도 시계탑은 필요했다. 울산 원도심의 원형은 조선시대의 울산읍성이다. 울산읍성은 조선 성종 때인 1477년 축성됐다. 연구결과들에 따르면 울산읍성의 남문은 시계탑 남쪽 보세거리 옆에 있었다. 북정동 울산 기상대 자리 부근에 북문이 있었고 장춘로 동편에 동문, 서편에 서문이 있었다. 그러나 정유재란 때 왜군에 의해 울산읍성은 헐렸다. 왜군은 읍성의 성돌들을 가져다 울산왜성을 쌓는데 썼다. 읍성은 전란 이후에도 복원되지 못했다. 하지만 성벽이 있었던 자리는 누구도 사사롭게 쓸 수 없었다. 언젠가는 다시 성을 쌓아야 했기
[향을 전하는 허브스토리 8] 5월의 허브이야기 장미(ROSE)학명:Rosa Centifolia 5월의 허브 장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으로 사랑, 아름다움, 행복, 순결을 상징합니다. 학명 ‘Rosa’는 라틴어로 ‘장미’라는 뜻이며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중국 등에서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수많은 벽화나 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장미의 품종은 매우 다양한데 대표적인 로즈 다마스크(Rosa damascena)와 로즈 캐비지(Rosa centifolia)에서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며 로즈 다마스크는 아시아가 원산지이지만 현재는 불가리아, 튀르키예, 프랑스에서 재배되고 로즈 캐비지는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 튀니지, 중국에서 재배되는 품종입니다. 로즈 다마스크는 주로 수증기 증류법으로 오일을 추출하여 ‘로즈 오또(rose otto)’ 또는 ‘로즈 아타르(rose attar)’라 부르고 로즈 캐비지는 용매추출법으로 오일을 추출하여 ‘로즈 앱솔루트(rose absolute)’라 부릅니다. 로즈 오일은‘천상의 향기’라 불릴 정도로 진한 향이 납니다. 로즈 오또는 노란색의 끈적임이 없는 가벼운 오일로 싱그러운 장미꽃 향이고, 로즈 앱솔루트는 적갈색의
《코리안 지오푸드》를 아시나요? 우리나라는 식품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인증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환경농산물인증, 유기가공식품인증이 있으며 그 밖에도 가공식품산업표준KS인증, 전통식품품질인증 등이 있지요. 이 중 지리적표시제(Geographical Indication System)는 제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인증제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지리적표시제의 정체는 뭘까요. 한 마디로‘특정 지역의 지리적인 특성에 의해 생산된 농수축산물 또는 가공품을 특정 상표처럼 인정하여 그 명칭을 보호해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1940년대 프랑스가 처음으로 자국의 와인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창한 제도로서, 지리적표시보호제(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와 원산지명칭보호제(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로 구분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99년 위의 두 제도를 본떠 ‘대한민국 지리적표시제’(KPGI, Korean Protected Geographical Indication) 법규를 처음 마련하였는데, 주된 이유는 대표 특산품인 ‘고려인삼’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made in Ch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