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을 전하는 허브스토리 5] 2월의 허브이야기 클라리 세이지 Clary Sage 학명 Salvia Sclarea 허브인 클라리세이지는 이름만 들어도 맑고 깨끗한 느낌이 전해집니다. 클라리(Clary)는 ‘맑은(Clear)’의 의미를 지니고 있고, 세이지(Sage)는 ‘구하다(Save)’의 의미가 있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클라리세이지가 우리의 눈을 밝고 깨끗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의미처럼 중세 유럽에서는 눈에 들어간 먼지나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사용되었습니다. 클라리세이지의 효능 때문에 중세 시대에는 이 식물을 ‘Oculus Christ’라고 하였으며, ‘그리스도의 눈 (The eye of Christ)’이란 뜻으로 눈의 염증을 다스리는 용도로 사용하였습니다. 클라리세이지의 특징은 약초 냄새와 과일 향이 섞인 달콤한 향이 납니다. 이러한 효능 때문에 독일에서는 포도주나 맥주에 향을 넣기도 하고 술을 빨리 숙성시키고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해 첨가하기도 했습니다. 뇌와 정신에 대한 작용으로는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뇌의 시상하부에 자극을 줌으로써 과도한 피로나 의욕 상실, 분노와 흥분, 우울증, 근심 걱정, 두려움을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20] 제비동자꽃 (Lychnis wilfordii) 올해 여름과 장마는 대단한 위력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폭염과 폭우는 사람들의 삶을 힘들게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면 너나 할 것 없이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떠나게 됩니다. 몇 해 전만 해도 저 역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났지만요. 근래는 사정상 자리를 지키며 더위와 싸움질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벌써 북부지역의 고산지역 이름 없는 골짜기를 찾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높은 산의 야생화들과 눈 맞춤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제는 추억으로만 고산지역을 거니는 듯합니다. 무더운 여름 북부 고산지역을 찾아가면 반갑게 맞이하던 여러 종류의 야생화 중에서도 ‘제비동자’ 꽃은 그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꽃 모양으로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제비동자꽃은 꽃잎이 가늘고 길게 파인 모습이 날렵한 제비의 꼬리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름이 제비동자꽃입니다. 이 품종은 무슨 연유인지 개체수가 급감하여 국가에서 멸종위기 2급 식물로 보호하는 지경이 되었지만 다행히 개체 수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더위를 피해 고산지역
[향을 전하는 허브스토리 9] 5월의 허브이야기재스민 (Jasmin)학명 : Jasminum Graniflorum 재스민은 사랑의 묘약으로 불리어지는 꽃으로 다양한 허브들 중에서도 고급스럽기로 유명한 허브입니다. 에센셜오일 중의 최고로 ‘천사의 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꽃말은 ‘사랑스러움’, ‘당신은 내 것’이라는 의미가 있답니다. 또한 재스민은 달빛 아래에서 더욱 하얗게 빛나기 때문에 ‘숲속의 달빛 (Moonlight of grove)’이라는 별명도 따라다닙니다. 재스민의 꽃은 매우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으며, 약간 붉은 빛을 띤 브라운 색상의 점도를 가진 액체로 매우 풍부하고 온화한 꽃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프랑스의 향수 전문가들은 거의 모든 고급향수를 만드는 데 필수적으로 재스민을 원료로 사용하였고, 유사 종을 사용하는 것과 합치면 여성 향수의 거의 83%에 사용되고 있는 향입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꽃차로서, 재스민차를 중국에서는 말리화차(茉莉花茶)로 부르는데 학명은 재스민 삼박(Jasminum sambac)이며 이 말리화도 에센셜오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인도 신화에서는 창조의 신 ‘비쉬누’의 부인이자 부와 행운을 관장하는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12] 수선화(Narcissus) 바람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지지만 봄은 앞산 너머까지 와 있을 듯합니다. 겨울에 내린 눈은 수식어도 붙지 않고 눈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맘때 쯤 내리는 눈은 춘설(春雪)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분명 봄이 가까이 와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양지바른 화단이나 정원의 한쪽을 살펴보면 차가운 계절임에도 수줍음을 참아가며 다소곳하게 꽃이 핀 수선화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춘설을 이고 진 수선화를 만난다면 겨울이 지나간 것이 확인되면서 가슴이 뛸지도 모릅니다. 긴 겨울의 지루함과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어 힘을 쓰지 못하던 것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수선화'(水仙花)는 한자로 이루어진 이름입니다. 옛 어른들은 하늘에는 '천선'(天仙)이 있고 땅에는 '지선'(地仙)이 있고 물에는 '수선'(水仙)이 있다고 했다네요. 그만큼 이른 봄에 꽃을 피워 사람들에게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수선화'를 사랑스런 마음으로 가꾸고 바라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정원이 딸려 있거나 작은 꽃밭이 있는 전원생활을 한다면 돌아오는 봄에 수선화 구근을 몇 개 구입해서 양지바른 장소에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 먼저 ‘다양성’을 인정해보자! 주말 아침 느지막하게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지난 한 주 내가 본 공연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공연을 복기해 보는 시간이 나에게는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공연의 제목은 <만병통치약>. 제목만 들어도 속이 시원해지는 공연이었다. 출연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무용가 안은미 씨와 젊은 소리꾼 서도가 함께 꾸미는 무대였다. 오프닝은 옛날 가수 신 카나리아 씨가 부른 ‘나는 열일곱’이라는 노래를 안은미씨가 립싱크로 부르며 시작되었다. “나는 가슴이 울렁거려요. 당신만 아세요. 열일곱 살이에요…” 객석을 채우고 있는 관객은 20대부터 60대 까지 다양했는데 일부 나이 드신 관객들은 따라 부르기도 하며 공연을 즐겼다. 그 후엔 서도밴드의 리드싱어 서도가 드랙 퀸 복장을 하고 나와서 80~90년대 유행했던 가요를 그의 창법으로 불렀고 안은미 무용단의 젊은 무용수들이 객석에서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추며 공연이 무르익었다. 생각해 보니 드랙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을 나는 꽤 많이 보아왔다. 뮤지컬 <킹키부츠>, <헤드윅>, 영화 <more or less>, 웹툰
[동남아 일주 요트 여행기] 랑카위에서 사바섬까지 #1 여행을 위해 오랜만에 여권을 열어보니 2020년 필리핀 세일링 이후의 출입국 도장이 보이지 않는다. 3년만의 해외 요트 트립인데 마음은 해외여행 특유의 설레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유럽에서 50피트 배를 사서 이송 중인, 홀로 인도양을 건너며 여러 어려움을 겪었을 김선장을 위한 정신적, 물질적 응원의 목적이 첫 번째. 아직 장거리 해외 요트 트립 경험이 없는 요트 클럽의 안선장, 조선장에게 장거리 요트 트립의 경험을 주는 것이 두 번째. 개인적으로 적도 근방의 낮은 위도권의 뜨거운 바다에서 세일링 경험을 갖는 것이 세 번째 이번 트립의 이유 정도 될 것 같다. 안선장, 조선장 모두 연구원이자 회사원으로 시간을 쪼개 쓰며 바쁜 일상을 지내고 있는 한국인들이라 20일 가까운 시간 동안 짬을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지난 몇 년간 여러 요트 모험들로 손발을 함께 맞추고 있는‘찐’크루들이라 함께 하는 여정이 기대된다. 20kg을 넘지 않게 가방에 꾹꾹!! 쿠알라룸푸르 비행기 출국 이틀 전. 짐을 준비하는데 우리가 비행기에 가져갈 수 있는 물품은 인당 20킬로, 세 명이 60킬로가 제한이다. 이고
[손미정의 문화·예술 뒷이야기 11] 후회되는 일을 하지 않을 용기 다사다난했던 2022년의 달력이 마지막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매년 연말이면 각 분야마다 시상도 하고 MVP도 선발하며 한 해를 정리한다. TV를 켜면 방송사마다 연예대상, 연기대상 등이 한 해의 피날레를 장식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늘 하는 루틴 중에 ‘올해의 베스트’라는 작업을 하곤 한다. 이것에 대해서는 전 칼럼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한 해 동안 내가 읽었던 책 중에 감명 깊었던 책 베스트, 올 한해 새로 만난 사람 중 인상에 남는 사람 베스트, 올 한 해 봤던 공연·전시 중 가장 멋졌던 작품 베스트 등을 선정하는 작업이다. 나는 이 작업을 거의 20년 넘게 해 오고 있는데 다음 해의 새해 목표를 정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무엇을 했는지 정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여 계속 해 오고 있다. 이런 연중 이벤트를 가지고 있는 내가, 얼마 전 있었던 바둑 대회의 한 장면을 본 후 올해부터는 그 방법을 조금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삼성화재배 월드 바둑 마스터즈 대회가 있었다. 이 대회에서 신진서 9단이 우승, 최정 9단이 준우승
어느 봄날의 컬쳐 로드 살다 보면 때로는 서글퍼질 때가 있다. 내가 전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씁쓸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그때는 바로 스스로 감정이 메말랐다고 느낄 때이다. 꿈 많던 학창 시절을 지나 사회인으로 살아간 세월이 길수록, 일상이 너무 바빠서 멍 때릴 시간도 없이 나를 마주할 시간도 없이 지낸 시간이 많을수록 그런 기분을 느낀다.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문득 돌아보면 나 자신을 잃고 살았다고 느낄 때, 분명히 어떤 상황에서 기쁘거나 슬프거나 확실한 감정을 느꼈으면 하는데… 심드렁한 나를 발견할 때, 그때는 잠시 나를 돌봐야 하는 때다. 모든 일정을 멈추고 내 감정이 말랑말랑하게 살아나도록 자신을 보살펴야 하는 때다. 모처럼 약속이 없는 주말, 평상시와는 다르게 약간의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나뭇가지가 가볍게 흔들리고 하늘은 파랗다. 조금은 바삭해진 나의 감성을 촉촉하게 해줄 수 있는 공연 <스노우 맨>을 보러 마곡에 있는 LG아트센터 서울에 가려고 한다. 공연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면 바로 옆에 있는 서울식물원에 들러서 도심의 여유를 느껴도 좋다. 아직은 나무들이 아름드리까지 자라진 않았지만 계획적으로 조성된 신도시
[곽명숙 명장의 카빙스토리 4] 스티로폼 카빙 ‘영원한 생명력’을 불어 넣다 저처럼 푸드카빙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요? 푸드카빙이 무엇인지를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 않기에 농수산물 시장에 카빙용 재료를 구입하러 가면 상인 분들은 저를 보고 예술 하시는 분 오셨다고 합니다. 그나마 푸드카빙이 뭔지 아는 분들은 푸드카빙 전문가, 푸드아티스트, 식품조각가, 과일공예가, 식재료예술가 등으로 불러주시죠. 저는 다른 분들께 저를 소개 할 땐 ‘식재료에 생명을 불어 넣는 마술사!’로 소개한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술사들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수분이 많은 과일이나 야채로 만든 작품들이 형태를 잃어가는 것이랍니다. 즉 작품이 상하면 버려야 하는 순간이 오기에 과일은 바로 먹고 당근으로 만든 용이나 기타 작품들은 상하면 버린답니다. 카빙작품을 완성하는데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5시간 이상 걸려서 완성되는 작품들도 있는데 이렇게 빨리 없어지니 참 아쉽고 아깝습니다. 힘들게 만든 작품인데 좀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건 없을까? 왜 이런 생각을 안 했을까요? 당연 했습니다. 그래서 스티로폼을 사용해 스티로폼
[곽명숙 명장의 카빙스토리 6] 역사의 도시 ‘부여’, 푸드카빙의 뿌리를 내리다! 충남 부여의 가족행복센터에 수박카빙 자격증 시험 심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자체적으로 교육 및 자격검정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부여의 푸드카빙은, 2년 전 재취업을 준비하는 1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3~4일 동안 약 3개월간 실시했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에 부여로 내려와 3일 동안 교육을 하고 목요일에 돌아가는 일정으로 부여 3일 살이를 시작했습니다. 부여에서의 수업을 마치면 논산 농업기술센터 수박카빙 수업을 하고, 다시 부여의 숙소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을 맞이했죠. 숙소는 교육장과 5분 거리로 문을 열면 논과 밭이 보이는 자연 속의 펜션으로 맹꽁이와 풀벌레 소리가 바쁜 일정 속에 휴가를 얻은 것 같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부여의 수업은 아침 9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2시 경에 수업이 끝나는 일정으로 여느 수업과 마찬가지로 첫 시작은 인사나누기입니다. 저를 포함한 참여한 사람들 모두 처음 보는 날이라, 서먹한 분위기에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본 과정을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고, 과정이 끝나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