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1]
용담(Gentiana scabra Var.)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독자 여러분!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충북 청주시에서 ‘태극화훼농원’을 운영하고 계시는 한현석 대표님이 독자분들을 위해 야생초에 대한 이야기를 매월 기고해주시기로 했습니다. 올해 12월호 보라색 꽃인 관상용 야생화 ‘용담’스토리를 시작으로 내년에 더 풍성한 이야기를 담아주실 것을 기대해 봅니다.
용담은 전국의 산야에서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초장은 20~70cm로 개체마다 차이가 크며 줄기 상단에 보라색 꽃이 피어납니다. 개화 기간이 긴 편이라 관상용으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야생화이죠. 이 꽃은 늦은 가을까지 우리의 들녘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꽃으로 늦여름에 피기 시작하여 11월까지도 볼 수 있답니다.
용담(龍膽)은 ‘용의 쓸개’라는 의미입니다. 용담은 오래 전부터 뿌리를 말려 약재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 약효에 관련한 일화가 많고 그 맛이 매우 쓴 것이 특징이죠. 얼마나 쓰면 이름을 용담이라 했을까요? 시험 삼아 뿌리를 조금 잘라서 입에 넣어보면 쓴맛 때문에 눈앞에 용이 왔다 갔다 할지도 모릅니다.
용담은 도시에서는 보기 어렵지만 한적한 시외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로 고산지역엔 칼잎용담과 큰용담이 자라고 제주도의 숲속엔 넝쿨용담 등이 자랍니다. 하지만 넝쿨용담을 제외한 다른 용담들은 모두 비슷한 꽃 모양에 비슷한 잎 모양을 하고 있어 꽃만 보고는 어떤 용담인지 판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용담은 아침 햇살이 느껴지면 꽃을 피웠다가 서늘한 밤이면 꽃을 돌돌 말아 닫아 버리죠. 가을 찬바람에 암수술이 다칠까 두려워 꽃잎을 닫아버리는 것인데 이런 모습을 보면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은 생각이 없는 것 같아도 동물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분명 살아있는 생물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용담을 키워보려 한다면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이 식물은 더위를 싫어하는 식물입니다. 때문에 여름철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말라 죽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용담은 평소에 바람이 잘 통하는 자리에 두어야 하고, 여름에는 반그늘에 두어야 가을에 보라색 예쁜 꽃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마음 흔드는 보라색의 용담을 감상하러 개화기에 맞춰 주변 산으로 떠나보면 여행이 훨씬 즐거울 것입니다.
태극화훼농원 한현석대표
행자부/농림부 신지식인
tkhanhhs@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6호>에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