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번 우리 주변을 둘러볼까요? 정신분석자 융은 “예술이란 상징이다. 작가가 경험하는 것, 지각하는 것,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을 상징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예술가는 자신이 가지는 감정의 이미지를 반영하는 예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대신할 매개체를 찾곤 하죠. 그림으로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강의를 하는 저는 예술가는 아니지만, 꾸준히 ‘나만의 그림’을 그리면서 몰입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먼저 하게 되고 오랜 시간 투자하는 고민은 ‘무엇을 그릴 것인가?’입니다. 다양한 소재를 생각해 보지만 결국 제가 선택하는 것은 꽃과 식물 등 자연물입니다. 자연물을 주로 그리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당연시하고 소홀하게 대했습니다. 대신 제게 없거나 타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부러워하면서 괴로움이란 감정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꽃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면서 꽃잎 한 장 한 장을 관찰하게 되고 각각의 꽃잎이 가지는 다름이 모여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며 저도 저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배 아프고, 준비 안 된 독일 EU의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연기하자? 준비 안 된 독일 요즘 주요 뉴스 중 하나가 방산 분야 수출얘기인데요. 특별히 폴란드가 독일 대신 한국과 대규모 방산 계약을 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폴란드가 독일 대신,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준비 안 된 독일의 공업생산력 때문입니다. 1990년대 냉전종식 이후 가지고 있던 모든 무기들을 다 팔아버리고, 탱크 같은 중공업 제품의 생산라인을 닫아 버린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닫은 것은 아니지만, 신규 제품 개발은 대규모가 아닌 소량으로 가내 수공업 정도의 생산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적 요구인 신규 생산라인의 대규모 증설과 투자는 요원해 보이는 실정입니다. 독일의 공업생산력은 특정 분야가 아니면 기존의 시설을 이용한 생산에 그치고, 대규모 사업을 통한 매출 증대와 시장 선점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유럽피언 드림을 표방하며 자연과 공존하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적절한 워라벨을 이루며 평화롭게 살면 문제될 것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가 아닌 위기로,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
이것이 진정 독일의 날씨인가? 전시회와 기후변화 올해도 유로바이크 2023에 참가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했습니다. 독일 공항에 내리자마자 ‘이것이 진정 독일의 날씨인가?’하고 반문하였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고 어지러울 정도였습니다. 에어컨이 없었다면 견딜 수조차 없었던 날씨였습니다. 6월 1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낮 기온은 32도, 아무튼 전시회 짐을 탁송으로 보내지 않고, 자전거만큼이나 큰 박스를 5개나 바리바리 싸들고 개인 짐까지 챙겨서, 공항 렌터카 빌리는 곳까지 가자니 정신이 없었고, 강렬하게 내리쬐는 땡볕과 공항 앞의 사람들을 태우려는 자동차들이 내뿜는 고열로 인해 벌써부터 정신이 반쯤 나가 버린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빌린 차량이 SUV급임에도 전시회 짐을 전부 실을 수 없어 함께 간 일행 중 두 명이 한자리에 앉아가는 쇼까지 했습니다. 이러고 나니 정신이 아득히 멀리 가버린 듯했고, 도착한 숙소는 역시나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조차도 없었고, 태양은 저녁 9시나 되어서야, 마치 우리나라의 석양이 지는 시간처럼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전시회 기간과 그 이후인, 6월 말과 7월 초에 측정한 온도는, 기후학자들 얘기로 12만 5천년 중
우여곡절 4000km 유럽 출장기(3) 스위스가 유럽(EU)이 아니라고? 빌링앤 슈베닝엔은 두 도시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하나의 지역이었습니다. 숙소로 묵었던 곳은 옛 성채가 그대로 있어 옛 도시의 느낌이 살아있는 지역이었죠. 아무래도 이탈리아와 가까운 독일남부라 그런지 로마 카톨릭 성당이 시내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골이 자동차 부품으로 유명한 동네라고 합니다. 업체명만 말하면 모두가 아는 그런 업체들의 지사가 있고요. 그래서 연간 몇 번씩 자동차 엔진 부품, 전장 부품 등에 관한 전시회가 열리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저희 독일 엔지니어가 자동차 분야 일도 겸하고 있다 보니 이런 시골에서 살고 있었던 것이죠. 시내를 둘러볼 시간도 없이 바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가기 위해 독일 엔지니어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거의 650km 정도를 달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엔지니어의 사무실 쪽으로 달리다 보니, 이제껏 보지 못했던 산지로 들어가는데 마치 한국의 강원도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어서 이질적이지 않았죠. 오늘은 며칠 동안 고생한 사장님과 저를 대신해 독일 엔지니어가 우선 베네치아까지 운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뒷좌석에서 편안하게
붕~붕~붕~ 우여곡절 4000km 유럽 출장기(1) 헉;;; 3500km 자동차 출장이라고? 여러분은 3500km의 거리가 얼마정도인지 가늠이 되실까요? 산술적으로 계산해 인천공항에서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하와이까지 7500km입니다. 3500km는 하와이까지 가는 절반거리인 것이죠. 한국 사람의 머릿속에 제일 긴 거리는 서울 부산의 400km 입니다. 그 외에 가장 긴 거리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죠. 서울 부산을 왕복해봐야 800km정도인데 이걸 4.5번 왕복하는 거리입니다. 저도 한국 사람인지라 3500km를 생각할 때 저의 지평이 넓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반도가 얼마나 작은 곳인지, 게다가 허리가 잘린 남한만의 공간, 그 속에 갇혀(?) 살고 있었던 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이번 유럽출장은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독일 한 가운데의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독일 남부도시와 이탈리아 베네치아까지 여정으로 3500km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우여곡절로 4000km 이상 차를 타고 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허리가 좋지 않고 왼쪽 어깨도 부상을 입어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 염려되었지만 막상 운전을 하고 가야할 수밖에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