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학교 미세먼지가 낀 뿌연 하늘을 보며 등교를 했다. 점심시간부터 갑자기 하늘색으로 빛나더니 맑아졌다. 다음 시간은 체육시간. 운동장에 나가 처음으로 축구를 해 봤다. 축구를 해보고는 싶었지만 ‘아마 평생 못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공을 차보며 골대에 넣는 연습도 했다. 공은 내 맘대로 되지 않고 낯선 느낌이 들었다. 공을 차는 연습을 하는 건지, 공 줍는 연습을 하는 건지, 줍는 거 반, 차는 거 반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는데도 오랜만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중학교 때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피구부에서 대회에 나가려고 방과 후에 매번 연습했지만, 이제는 땀날 정도로 몸을 쓰는 활동이 없어졌다. 피구, 배드민턴, 농구, 발야구와 같은 활동적인 운동들이 그리웠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축구는 맘처럼 안 되었지만, 공이 시원하게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사이다같이 내 맘도 뻥 뚫렸다. 체육을 끝으로 학교가 끝나고 방과 후에 남아서 보강하는 물리 수업을 기다렸다. 오늘이 바로 첫 수업이다! 정말 오랜만이라 설레었다! 방과 후 수업에는 뭔가 일반 수업 때와 다른 분위기와 공기가 감돈다. 같이 듣는 친구들과 시작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의 봄은 어떻게 다가오는가? 아이들의 새 학기가 시작되고 일주일째이다. 겨우내 고요하고 잔잔했던 일상들이 3월의 개학과 동시에 “준비, 땅!”을 외치며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일 두 녀석의 학교에서 날아오는 각각의 공문들에, 문자에,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다. 뭐, ‘새 학기의 봄은 이래야 제 맛이지.’라고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유난히 이런 분위기에 정신을 못 차리는 내 모습에 의아함마저 느낀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코로나 이후, 이렇게 ‘정상적인 새 학기’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2023년 신학기는 일상처럼 해 오던 ‘코로나 증상 자가 진단’없이 등교하는 첫 해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학교 가기 전 습관적으로 핸드폰 앱을 켜고 자신의 몸 상태를 입력했다. 그런데도 작년 3월은 각 학교마다 코로나 확진자들로 넘쳐났고, 이러다가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공포감마저 들었던 달이었다. 그랬던 일상이 정말로 신기하게도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오기 전, 3년 전 일상으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 휘몰아치는 바이러스의 폭풍우 속에서 언제쯤 마스크를 끼지 않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날이 올까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