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방에서 잠자기’ 이번엔 성공할 수 있을까?아이 독립시키기 아빠의 진정한 고민 엄마 아빠가 누운 침대 아래에서 이부자리를 펴고 자는 딸의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자기 방을 두고도 굳이 안방으로 와서 함께 있어야 두려움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단다. 어쩔 수 없이 재워주었지만 이제는 조금 냉정해져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아이는 부쩍 길쭉하게 자랐다. 자기 친구 중에도 성장이 빠른 아이는 가슴이 나오고, 생리를 시작했다는 말을 심심찮게 내뱉었다. 생리통을 처음 경험하며 아파하는 친구가 당당하게 결석하는 것을 은근히 부러워하는 투다. 딸이 자라나서, 아이들이 갖는 어둠의 공포와 막연한 무서움을 이젠 극복할 수 있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오빠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자기 방에서 자는 것에 익숙해서 딸도 당연히 일찍 떨어져 잠들 것이라 여겼다. 홀로 잘 수 있도록 딸의 방에서 책을 읽어주고 기도로 마무리하고 십여 분을 곁에 누웠다가 잠든 것을 확인한 후 안방으로 돌아오곤 했다. 아내와 번갈아 역할을 수행했지만 아침에 깨어보면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아이는 침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잠들어 있었다. 어떤 때는 공간이 없다
오토바이 타는 여자 나의 첫 책 《안녕, 나의 한옥집》에서 엄마에 대한 부분을 쓸 때 그 장 제목에 대해 고민을 했다. 엄마를 표현한다면 어떤 단어, 어떤 이미지가 좋을까. 엄마는 젊은 시절 시를 썼으니까 ‘시를 쓰는 여자’ 어떨까? 아, 너무 평범하다. 한옥집에서 세 딸을 키우고 시부모와 남편을 봉양하며 가정 선생님으로 학교 일까지 야무지게 해냈던‘24시간이 모자라’의 엄마. 그녀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그러다 내 글 중에서 찾아낸 구절이‘오토바이를 타는’그녀였다. 24시간이 모자라던 그녀의 발이 되어준 소중한 오토바이. 엄마는 자그마한 키와 몸집, 강아지 털 같은 머리칼을 흩날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달렸다. 오토바이에 잘 어울리는 가죽재킷 대신 직접 만든 하얀 원피스와 스카프를 두르고, 역시 직접 만들어 준 포플린 원피스를 입은 세 딸을 싣고 그녀는 공주 시내를 달렸다. 그녀는 천상 ‘오토바이 타는 여자’였다. 그렇게 나는 첫 책 중 어머니에 관한 그 장의 제목을 찾았고, 그것은 몇 달 전 출간된 나의 두 번째 책의 제목이 되었다. 그렇게 내가 지어놓고는 나 스스로 몇 번이나 감탄을 하고 만족을 했다.《오토바이 타는 여자》라니 얼마나 멋진 제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