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에서 모히또 한 잔 할까? 오래 가까이 지내온 형이 있다. 나의 20대 때부터 허물없이 도심과 숲 속에서 함께 지내고, 20여 년 전에는 말을 타고 서울에서 목포, 제주까지 국토 종주를 하는 최초의 도전을 함께 성공했다. 5년 전에는 28피트 요트를 타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현해탄을 함께 건너고, 3년 전에는 요트를 타고 필리핀을 함께 가기도 했다. 두 편의 에세이집을 낸 작가이자 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했던, 엔지니어링 사업가이자 승마 종주 전문가였던 그는 요트 선장이 되어 새로운 모험을 떠났다. 2월 중순부터 50피트 요트를 타고 아내와 두 돌이 안 된 어린 딸 아이, 셋이서 유라시아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유럽에서 인도, 동남아를 거쳐 한국에 오는 요트 여행을 떠난 것이다. 아드리안 해와 아라비아 해, 인도양을 건너는 긴 여행이다. 이 글이 지면에 실릴 때쯤이면 그는 수에즈 운하 쯤을 도달했을 것이다. 결혼 전 프로포즈 콘서트, 결혼식, 등단을 하던 시상식 등 내 인생의 중요한 시간들과 위의 큰 모험들을 빠짐없이 함께 하다 보니 으레 이번 일주에도 나는 자동 참가(?)가 되어버렸다. 최소 4개월 여를 가야 하는 긴 여정이라 구간을 다 참가할 순 없어
[동남아 일주 요트 여행기] 랑카위에서 사바섬까지 #1 여행을 위해 오랜만에 여권을 열어보니 2020년 필리핀 세일링 이후의 출입국 도장이 보이지 않는다. 3년만의 해외 요트 트립인데 마음은 해외여행 특유의 설레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유럽에서 50피트 배를 사서 이송 중인, 홀로 인도양을 건너며 여러 어려움을 겪었을 김선장을 위한 정신적, 물질적 응원의 목적이 첫 번째. 아직 장거리 해외 요트 트립 경험이 없는 요트 클럽의 안선장, 조선장에게 장거리 요트 트립의 경험을 주는 것이 두 번째. 개인적으로 적도 근방의 낮은 위도권의 뜨거운 바다에서 세일링 경험을 갖는 것이 세 번째 이번 트립의 이유 정도 될 것 같다. 안선장, 조선장 모두 연구원이자 회사원으로 시간을 쪼개 쓰며 바쁜 일상을 지내고 있는 한국인들이라 20일 가까운 시간 동안 짬을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지난 몇 년간 여러 요트 모험들로 손발을 함께 맞추고 있는‘찐’크루들이라 함께 하는 여정이 기대된다. 20kg을 넘지 않게 가방에 꾹꾹!! 쿠알라룸푸르 비행기 출국 이틀 전. 짐을 준비하는데 우리가 비행기에 가져갈 수 있는 물품은 인당 20킬로, 세 명이 60킬로가 제한이다. 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