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추 와 참 새 부추가 얼마나 푸르고 멋있었으면 참새 한 마리가 열린 차창 너머로 날아와 하우스 철봉에 앉을까? 부추가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를 해줬길래 참새가 저리 기분이 좋아 날개를 파닥거리며 짹재그르 친구를 부르는 걸까? - 나선명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병원이 필요 없네 - 고경명 한 치 앞 모니터만 보다 울긋 솟은 치악산 산봉우리를 바라보니 목이 쭈~욱 늘어난다. “높을 곳을 바라보세요 그래야 거북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 말이 절로 실천된다. 탁 트인 강릉 바다를 바라보니 눈이 다 시원하다 고해상도 4K 모니터도 담아내지 못하는 이 청량함과 시원함 “멀리 봐야 시력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처~얼썩 하얀 가운 입은 파도가 바로 그! 명의(名醫)네. 아침마다 시달리던 복통에 소화제를 달고 살았던 나 “모든 병의 원인은 스트레스죠. 너무 예민하시네요.” 단골 병원 의사 선생님도 없는데 싸~악 사라진 복통 시골에 오니 병원이 필요 없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항해 김송희 앉아 있는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 나는 짐을 싼다 머뭇거리다가 우왕좌왕하다가 안개가 가득한 바다 한 가운데서 나는 싼 짐을 들쳐 메고 침묵 속 착착 움직이는 영국해군에게 배워 새로 나타나는 거친 파도 미지의 항로라도 착착착 바로, 항해를 시작한다 나를 비추는 등대는 항상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19-22 김영호 새벽길 달리며 일 년 몇 번 볼까 말까 노오란 황금 원반 매일 달리는 태양 한번 쉬지 않고 영원할 것 같은 에너지 내뿜어 누가 만들었나? 노옵다란 튼튼 철 구조물 절대 쉬지 않고 찌릿 전기를 보낸다 무한할 것 같은 에너지 마왕 대포한방에 내일 기약할 수 없고 무감각 우리 오늘도 지구별 에너지 쪽쪽 빨아 쓰고 있네 떠오르는 태양과 인간이 만든 거대 철탑의 조화를 보며, 시편19편을 떠올리며 작성한 시입니다. 중의적 의미로 코로나19와 22년 우러전쟁을 통해 인간이 쓰고 있는 에너지의 한계와 역설을 표현했습니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모터보트에 몸을 싣고 김영연 목숨의 담보 구명조끼 한 벌 호기심 반, 두려움 반 엉거주춤 바다로 떠밀려 간다 놀래킨 파도, 기를 쓰고 따라와도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무섭지 않은 노련한 조련사, 최고의 곡예사 ‘파도야 와라!’ 스릴 즐기는 주변의 함성 푸른 하늘 가른다 ‘파도야 가라!’ 붕~ 튕겨갈까 웅크린 절규 해저 속을 맴돈다 그래! 바다 한가운데니 어쩌랴! 끼룩끼룩 새들 따라 날아가 보자 저 아득한 수평선 신비 빠져보자 으르렁 바닷물에 손 내밀어 보자 덜커덩! 아뿔사, 어느새 모래사장 위 뱉어졌다 모래 속 감쪽같이 숨은 아쉬움 한 번 더 타고 싶다고?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엄마의 낡은 옷 - 김혜영 엄마의 낡은 옷은 수년간의 가난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옷을 빨아도 엄마의 희망은 구멍 나지 않습니다. 옷을 빨고 또 빨아도 가족들의 꿈은 구멍 나지 않습니다. 엄마의 낡은 옷 주머니는 돈이 없고, 텅~ 비어 있지만 엄마의 사랑, 신뢰, 책임은 언제나, 가득 차 있습니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포옹 - 이향균 밝게 떠오르는 태양 당신의 빛은 냉랭한 나의 마음에 사랑이 샘솟게 하는군요. 나는 당신을 감싸 안고 싶습니다. 길가의 아카시아 나무 당신의 달콤한 향기는 혼란스러웠던 나의 생각을 떨쳐버리게 하는군요. 나는 당신을 감싸 안고 싶습니다. 거센 파도치는 대해(大海) 당신의 아우성 소리를 듣습니다. 배에 올라타니 나는 그제서야 내면의 구원을 얻습니다. 나는 당신을 감싸 안고 싶습니다. 생기발랄한 들판 당신의 품에 소와 양들이 노닐고 새싹들이 자라나네요. 들어보세요. 그들의 소곤거리는 어린 시절 이야기 소리를 나는 당신을 감싸 안고 싶습니다. 拥抱 - 李香均 冉冉升起的太阳。 你的光芒, 让我冰冷的心慢慢融化成爱。 我真想拥抱你啊。 路两边的杨槐。 你甜甜的香味, 让我凌乱的思绪慢慢平静。 我真想拥抱你啊。 波涛汹涌的大海。 我似乎听到了你的呐喊, 坐上船只, 让我的内心获得救赎。 我真想拥抱你啊。 生机勃勃的田野。 有牛羊的味道, 有小苗在生长, 听,我听见她们在私语。 诉说着童年的故事。 我真想拥抱你啊。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미스해초 진, 김지수 - 한상기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물개로 변신한 꼬마 멧돼지, 모래사장을 안방 삼아 둥글뒹글 구르다가 마침내 해초를 뒤집어 쓰고 아가씨가 되었다 덕.분.에. 모터보트에 등이 까여 울고있던 바다가 허연 이빨 드러내고 써~~~억 웃었다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바다의 문법이야기 18] 겨울 요트 여행기3 우여곡절을 겪으며 위도항에 있는 엘사호에 도착했다. 출발을 위해 배의 상태를 점검하는데 이틀 전 불어 닥친 강풍으로 펜더들이 여럿 깨져 있고 풍향계도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예전 모아나호를 통영에서 가져올 때 이동 하루 전에 불어 닥친 태풍으로 제노아가 갈기갈기 찢어졌던 일들이 떠올랐다. 요트가 어촌의 임시 폰툰에 묶여 고생을 많이 한 듯하다. 전 선주와 필요한 서류들을 마무리하니 오전 10시가 훌쩍 넘어간다. 이제 운항이 가능한 시간은 7시간 남짓. 바삐 움직여 연료와 물 등을 확인하고 바로 배를 출발시켰다. 어항을 벗어나니 파도가 심상치 않다. 전날 풍랑주의보의 여파가 남았는지 파도가 1.5미터에서 2미터 가까이 올라오며 배가 밀려 오뚜기처럼 기우뚱거린다. 출항에 설레여하던 크루들의 표정을 살피니 벌써 멀미가 올라온 것이 보인다. 하나 둘 콕핏에서 버티던 크루들이 선실로 들어가 그대로 뻗어버렸다. 오토파일럿이 고장 나 직접 휠을 잡고 배를 움직여야 하는 상황. 다행히 태평양을 함께 했던 강릉의 명물 헤밍웨이호 김명기 선장이 함께해 둘이 합을 맞춰 교대로 배를 조종한다. 예전에 필리핀 수빅을 향하던 마지막 밤
칠레 문방구 칠레수도 산티아고의 문방구는 손님의 대부분이 성인이다. 학생들이 학용품을 직접 사는 법이 거의 없고 대부분 부모들이 사다 준다. 거의 엄마들의 몫이다. 때문에 문방구의 분위기가 여성적이다. 물론 직원들도 여성들이다. 남자직원을 그간 네 명 써보았는데 그 중 딱 한 명만 훌륭했고 나머지는 근면, 성실 부분에서 죄다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웬만하면 남자직원을 뽑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여름방학 때 잠깐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남자직원들은 문제가 없었다. 이렇게 엄마들이 주로 고객이다 보니 수를 놓거나 꿰매거나 하는 반짇고리, 가정용 소품도 가져다 놓고 팔게 된다. 그러다 보니 문방구가 점점 부피가 커져 나날이 복잡해진다. 신기한 것은 가짓수가 많아지더라도 경력이 쌓여서인지 그닥 끔찍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리 끔찍하지는 않게 여겨지기까지가 22년이 걸렸지만 말이다. 회상 23년 전 칠레에 도착했다.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할지 막막했다. 옷 장사를 해야 했지만 어렵겠다 싶어 선뜻 나서지 않았다. 교민의 대다수가 옷 장사를 했기 때문에 노하우를 전수 받으려면 옷 장사뿐이었는데 문제는 자금이 필요했다. 별 수 없어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했다. 나는 적응이 더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