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품(非品) 농산물’ 버릴까요? 속여서 팔까요? 아니면? 최근 당근으로 유명한 제주지역에서 비품 당근 유통으로 인한 농가 피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당근의 시세가 평년보다 훨씬 높게 형성된 데다가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작황 부족이 밭에서 버려진 비품 당근의 유통을 부추긴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런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제주도의 한 농가는 ‘수확이 끝나면 작업 인력을 동원한 무리가 주인 허락도 없이 밭에 버려진 비품 당근을 싹쓸이 해가는 일이 허다해서 올해는 남아 있는 비품들울 찾아볼 수 없을 정도’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렇게 수집된 비품 당근이 가공업체나 온라인을 통해 ‘못난이 당근’ 같은 이름으로 버젓이 판매된다는 것입니다. 업자들의 행위는 절도 이렇게 수확 후 남은 것들을 거두어 가는 것을 시골의 경우 좋은 의미에서 용인하기도 합니다. ‘이삭줍기’라는 것입니다. 작물을 수확시 한톨 남김없이 다 거두는 것이 아니라, 놓친 것들을 그대로 남겨두어 필요한 이웃들이 서로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새나 짐승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구요. 그러나 지금처럼 작업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인력을 동원해 남은 작물들을
농촌 지자체 ‘전면 무료버스 도입 정책’ 방향 전환해야 할 때! 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하는 정책을 도입하여 시행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3년 청송군이 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를 시행한 이후 올해 2월 기준 전면 무료화 정책을 시행하는 지자체는 경북 문경시 등 10곳이고, 도입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인 충북 단양군 등 5곳을 포함하면 15개 지자체나 됩니다. ▶전남 진도군 농어촌 버스 하차 사진 (출처 : 농민신문) 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 추진 이유 각 지자체마다 버스 요금 전면 무료화를 추진하는 외적 이유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입니다. 청송군이 정책 시행 2년만에 버스 이용객이 25% 이상 늘었고, 유동 인구 증가에 따라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된 것 같다고 밝힌 가운데 다른 지자체들도 동일한 효과들을 기대하며 ‘따라쟁이’처럼 추진하고 있는 것이지요. 심지어 경제적인 어려운 계층들 즉 교통약자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이동할 수 있게 해주고, 그로 인해 이들이 지역 상권을 자주 방문하게 되면 소비를 통해 경제활성화가 일어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대중 교통비 무료 정책이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심지어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
아직도 먼 ‘자율 주행 농기계화’ ‘자율주행 농기계’라는 단어는 시골에 사는 농부에게도 익숙한 용어입니다. 농기계 회사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금과 관련된 홍보 덕분입니다. 물론 농부들의 관심도 있구요, 하지만 주변을 눈씻고 찾아보아도 자율 주행 농기계를 이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합니다. ‘자율 주행 농기계’로 전환해야 쉽게 농사할 수 있고, 인력난도 해결할 수 있다! 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은 하고 있는데 말이지요. 그렇다면 왜 이렇게 현실화되지 못할까요? ▶ (출처 : 한국농정신문) 현실과 동떨어진 방향성들 사실 농업과 관련한 세 주체 즉 농부, 농업기계회사, 정부가 생각하는 것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고, 그 결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농부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경로 설정 등 작업에 필요한 과정들을 설정해 놓고 작동시킨 후 지켜보면서 부수적인 것들을 챙기거나, 아니면 다른 일들을 할 수 있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격 면에서 부담을 느낍니다. 대규모 농업을 하는 농가 외에는 엄두를 못내는 실정인 것이지요. 두 번째 농기계 회사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회
[농부 단상] 삼 세대가 어우러졌던 사랑방을 그려보다 (경로당 지원정책을 바라보며) ▶ 출처 : blog.naver/yp_nadri (양평농촌마을벽화) 항상 연말연초가 되면 지역 농협이나 각종 단체 등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이 있다. 각 마을마다 있는 ‘경로당’이다. 예전에는 농한기가 지난 다음에 주로 사용되던 공간이 이제는 1년 내내 어르신들의 놀이터가 된 곳이다. 한 여름에는 에어컨이, 한 겨울에는 보일러가 작동되어 집보다 더 좋다고 할 정도다. 삼시 세끼 해결은 기본. 물론 국가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한정적이라 빠듯하다고는 하지만 연말연초에 난방비 등을 지원하는 단체들로 인해 부족한 것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이런 섬김을 통해 쉼없이 돌아가는 경로당 보일러 소리를 들으면 농부인 기자의 마음이 따뜻해진다. 올해 초에도 반가운 섬김의 소식들이 들렸다. 지역 농협 차원에서 각 마을에 있는 경로당들의 난방비 일부를 지원한다고 하고, 마을 청년회, 번영회 등에서도 식재료 등을 통해 어르신들을 섬긴다는 소식에 다들 잘 한다고 박수를 보낸다. 매달 동네 어르신들을 섬기는 장수식당은 덤이다. 하지만 이런 외적 지원들이 또 다른 차원으로 나가지 못하고 물질적 지원 차
농부의 눈으로 본 태양광 정책!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2년전 일입니다. 귀농해서 나름 경치 좋은 곳에 집을 짓고, 버섯 농사를 짓던 칠십세 정도 되시는 분의 긴급 호출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자기 집 앞을 가로 막는 태양광 설치 신청서가 군청에 접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어떻게 하면 되는지 좀 도와달라고 말이지요. 그래서 태양광 허가 담당자를 찾아가 ‘태양광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신청하면 무조건 허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고 따져 보았습니다. 심지어 ‘태양광 설치의 경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 지자체 장이 허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조례와 ‘태양광 신청의 경우 무조건 허가해야 한다’는 시행 규칙이 충돌할 경우, 조례가 우선 적용되어 주변 상황 따라 허가해야 한다고 부당함을 제기 하였지만 정부시책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태양광 설치를 철회하는 바람에 잘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주변 마을에는 ‘태양광 무조건 설치 허가 절대 반대!’라는 플랜카드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출처 : 농민신문 태양광을 둘러싼 분쟁 원인 분
스마트 농업 스마트 농업인 ‘스마트 농업’이 앞으로 대세다, 스마트 농업만이 살길이다,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해야한다 라는 말들이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주변 농가들이나, 타지역의 농가들을 보면 스마트 농업을 잘 적용하고 실제로 성공한 경우가 잘 보이질 않습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청년 후계농’ 또는 전략적 ‘스마트 농업단지’로 조성된 곳 외에는 말이지요. 지자체마다 있는 농업기술센터나, 많은 매체에서 수없이 강조했음에도 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혹 교육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고령층을 이루는 농업인들이 스마트 농업에 대한 오해 때문인지 답을 찾아보지만 쉽게 결론 내리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 상주 농업기술센터 스마트팜 교육 (출처 : 농민신문) 눈높이에 맞는 교육으로의 전환 이런 상황들을 두고 2024년 연말부터 각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에서 2025년 농업을 위한 방향성으로 ‘스마트 농업’의 구체적 적용을 위한 교육들이 개최가 되었는데 저도 직접 참가해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 교육에서 조영열 제주대학교 원예환경과 교수가 “거액을 들여 최첨단 시설을 투자하는 것만 스마트농업이 아닙니다. 실천 가능한 것부터 지능형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
[공간과 인간, 그리고 디자인 1] 집안의 미생물 디자인하기(1) 저는 현재 인테리어 시공 현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마을 중심으로 ‘공유지의 희극’ 과 ‘빛-생각 반짝’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에밀리 앤시스의《The Great Indoors》(한국어 제목: 우리는 실내형 인간)라는 책 내용을 중심으로 공간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그 속에서의 디자인의 역할을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인간은 ‘실내 종’ 코로나19로 자동차 보험사들이 활짝 웃을 만큼 집에만 콕 박혀 머물러 생활하는 이른바 ‘집콕’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도, 북미와 유럽 사람은 90%가 넘는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있으며, 제한된 옥외공간과는 달리 실내공간은 점점 더 확장되어 2017년 유엔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40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실내공간 면적이 두 배가 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매년 일본의 바닥 면적만큼이 새로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엄청난 확장입니다. 바야흐로 인간은 명실상부한 실내형 종이 되어 가고 있으며, 실내공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실내 생태계 속의 인간 그런데 집콕의
[상상농부 이야기 6] 농산물 흘려보내기 운동을 시작하며 (FM : Flowing Movement) 제가 농사를 짓는 평창군 방림면은 매해 때마다 고랭지 채소를 수확하느라 늘 바쁩니다. 농산물 시장으로 가는 대형 트럭들이 농로(農路)마다 줄지어 서있고, 조금이라도 수확이 늦을세라 수십 명의 인부들을 재촉하는 농부들의 소리도 들립니다. 하지만 흔하게 보이는 또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그것은 수확하고 밭에 남은 배추, 양배추, 브로콜리, 상추 등의 채소들입니다. 대부분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하지 않고 버려지는 것이 밭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지요. 이렇게 버려지는 녀석들의 기준점은 ‘상품성’입니다. 배추로 예를 들면 흠이 전혀 없어야 하는 것이지요. 수확되는 녀석들과 되지 않는 녀석들은 맛의 차이가 크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흠이 있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것입니다. 작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아주 작은 못난이 녀석들까지 버리지 않고 말려서 사용하는 버섯 재배 농가의 입장에서 보면 낯선 풍경입니다. 상품성 떨어지는 버섯을 완전 헐값(?)에 유통에 넘기는 모습이나 차라리 밭에 그냥 버리는 것이 손해 보지 않는 농가들의 모습이나 큰 차이는 없지만 말이지요.
[주수연의 인생 단상 16] 편리함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저녁 시간을 보내던 중, 난데없이 휴대폰 알람이 울렸습니다. 별 생각 없이 열어본 메일에 순간 얼음이 되었고, 온 몸에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누군가 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로그인 시도를 했다는 메일이 두, 세 개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해킹을 시도한 곳은 미국 LA로 표시가 되었고, 본인이 아니라면 비밀번호를 변경하라는 안내가 뜨더군요. 쿵쾅거리는 가슴을 뒤로한 채 부리나케 비밀번호를 변경하였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괜찮아졌습니다. 약 4시간이 흘러 새벽 12시 30분 경 잠자리에 들기 위해 누웠습니다. 그 때 갑자기 울린 휴대폰 알람 소리는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아까와 동일한 곳에서 해킹을 여러번 시도하는 메일임을 확인하고 소스라치게 놀랐고 잠은 완전히 달아났습니다.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지요. 다시 비밀번호를 바꾸었지만 이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해커는 계속 실시간으로 해킹했고, 저는 실시간으로 비밀번호를 바꾸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아깝지만 큰맘먹고 연결된 지인들과의 과거 이력을 포기하고 계정을 삭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good! 찾아가는 ‘농촌 문화버스’ best! 농촌의 열악한 의료 현실 농부로서 가장 불편한 것은 쉽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입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다치거나 때론 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병원을 오고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까 참거나 차일피일 미루다 치료의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가끔씩 오는 의료 봉사 방문이 있지만 간단한 건강검진 차원이어서 많은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 올해부터 시작한 ‘농촌 왕진버스’는 의료가뭄에 시달리는 농촌에 그야말로 ‘의료 단비’입니다. ▲ 찾아가는 농촌 왕진버스 (출처 : 농민신문) 의료 단비, 농촌 왕진 버스 농촌 왕진 버스는 올해 처음 도입된 것으로 농림축산부, 지자체, 농협, 27개 의료기관이 적극 참여해서 전국 9만여명의 농촌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입니다. 의료가 취약한 농촌 마을의 강당·체육관 등에 임시진료실을 마련하고 농촌 주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왕진 버스라는 취지에 맞게 이동순회버스를 통해 고령자와 취약계층이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농업인들이 주로 앓고 있는 근골격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