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격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 안도현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5호>에 실려 있습니다.
[김원천의 건축이야기 1] 우리 집에 한옥(韓屋)이 들어왔다 사람들에게 한옥 짓는 일을 한다고 말하면 가끔 “소장님은 어디 사세요?, 한옥에 사시죠?”라고 묻는다. 그때마다 나는 “한옥사무실에서 일해요. 그리고 한옥호텔을 운영해요.”라고 동문서답하듯 사는 집은 한옥이 아님을 넌지시 알린다. 그렇게 부끄러울 일이 아닌데 대답을 피하는 것은 낡은 빌라에 살기 때문이다. 회사를 차리고 사무소에서 가까운 곳에 얻은 집은데 한옥에 살고 싶었으나 비싸서 당시에는 살 엄두를 못 냈다. 한옥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실제 살고 싶냐 물으면 추위, 공사비용, 유지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살기는 쉽지 않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나도 한옥을 짓는 일을 하면서 한옥관리의 노하우를 알기 위해 한옥호텔을 운영하고, 일하는 사무실도 한옥을 고쳐 8년 이상 경험했지만 온전히 내가 사는 집이 아니기에, 건축주들에게 한옥집의 경험을 제대로 드리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살고 있던 빌라의 임대기간이 만료되어 집을 알아봐야 했는데 여전히 도심의 한옥을 매입하거나 땅을 사서 한옥을 짓기에는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아파트를 얻거나 더 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