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요트 여행기 (4)] 돌풍을 지나 한겨울의 요트 비박 낚시객들의 성지들 중 하나인 아름다운 외연도를 벗어나 북쪽을 향한다. 오른쪽 멀리 길죽하게 누운 안면도가 보인다. 오늘은 8물, 하루에 10미터씩 물이 오르락내리락하는 12월 대사리의 바다는 결코 녹록치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 바다로 나와 봤다. 이 추위와 물때를 경험하고 견뎌낼 수 있다면 한국에서 겪는 다른 항해의 두려움들이 사라질 거라는 생각에서다. 또 잔잔한 한강에 익숙해져 있는 함께 한 크루들에게도 바다의 맛을 제대로 경험시켜 볼 요량이었다. 5미터 파도를 견뎌본 사람은 3~4미터 파도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 서해는 멋진 바다이지만 세일러들에게는 어려운 바다다. 높은 조수간만의 차 외에도 근해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갯벌과 섬들 사이 곳곳에 그물들이 복병처럼 깔려 있다. 갯벌이 멀리 깔려 있다는 건 수심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남쪽으로 긴 항해를 갈 땐 그물과 저수심, 뻘밭을 피해 부러 먼 바다로 돌아 나간다. 서해 물때를 견뎌 본 사람은 아마도 전 세계의 어떤 조류들도 두려워하지 않을 게다. 역조류와 함께 바람 방향이 맞지 않아 배가 3.5노트의 속도로 겨우 안면도를 벗어나
매 발 톱 매발톱이라니? 이런 살벌 망칙한 꽃 이름 같으니라구 근데~~~ 한 색깔만 있는 줄 알았는데… 비웃듯 보라, 자주, 분홍으로 화려함을 뽐낸다 난 화려한 색깔로 변신한 매발톱을 그릴란다 하니 왜? 발톱을 그려요? 성민의 갸우뚱 매. 발. 톱. 그 날카로운 이름으로 세상을 준엄하게 내려다보며 나에게 말을 건네기 때문이지 한 번 피다지는 봄꽃보다 못 한 인간 같으니라구 너는? - 김 하 선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매화노루발 (Chimaphila japonica)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열탕에 들어가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무더위가 찾아오면 꽃을 피우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이 품종의 이름은‘매화노루발’이라 부릅니다. 전국의 나무숲 중에서 빛이 잘 들어오는 장소에 자라는 품종입니다.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이 시기 즈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를 찾아 나서는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매화노루발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면서 산속을 오랜 시간 걷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장소가 안면도의 바닷가 솔숲입니다. 전국적으로 솔숲을 살피면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안면도의 솔숲은 매화노루발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고 모여 자라고 있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인 듯합니다. 바닷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솔숲에 쪼그리고 앉아 매화노루발을 감상하다 보면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게 꽃말 하나는 잘 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화노루발의 꽃말은‘소녀의 기도’입니다. 눈이 부시게 희게 피는 꽃은 다소곳하게 아래쪽을 보고 피어 있습니다. 마치 무엇인가 소원을 빌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과 같습니다. 무더위 피해 바닷가를 찾아간다면 솔숲을 조용히 살펴봐 주세요. 기도하는 소녀들의 모습
[곽명숙 명장의 카빙스토리 1] 초등4학년 하윤이, 푸드카빙 2관왕 석권!! 안녕하세요! 식재료에 생명을 불어넣는 ‘푸드카빙’명장 곽명숙입니다. 동그란 모양만 보면 카빙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박을 사들였던 초보 시절에서, 어느덧 카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 그동안 만났던 제자들 중,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나이 어린 제자의 이야기로 첫 스토리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하윤이와의 만남 언제 보아도 예의바르고 사랑스런 제자 하윤~~!! 하윤이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4학년, 군포청소년수련관에서 제가 꼬마요리사 수업을 할 때였어요. 하윤이는 수업하는 동안 결석이나 지각없이 출석하고, 수업 시간에도 잘 따라와 주었고, 매사 긍정적이며 인사를 잘하는 아이였어요. 그리고 수업 시간에 학원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들을 가지고 가서 나누어 줄 때면 항상 받고 싶어 했습니다. 작품이 많으면 좋은데 3~4개 정도여서 공평하게 나누어 주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했죠. 그런데 코로나 19가 찾아와 교육 기관들의 대면 수업이 전면 중지되었고, 군포청소년수련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도 생각났고, 때마침 겨울방학이라, 집에만
경 포 호 거울 호수 둘레길을 걷는다. 천혜의 아름다움으로 감성을 품고 있는 곳 사임당, 허난설헌의 숨결이 깃 들여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에 능하고, 글씨도 그림도 빼어났던 조선을 대표하는 여류 화가 사임당 불행한 짧은 생애를 깊은 시심을 토해내며 살아냈던 조선 최고의 시인 허난설헌 둘레길을 걷는 내내 이들과의 대화는 아쉬움을 머금은 채 이어졌고 볼거리 먹거리 넘쳐나는 곳 되어 오늘을 가볍게 살아가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 조현선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고요 달빛마저 숨어버린 캄캄한 어둠 속 발자욱 내디딜 곳 찾아 웅크린 채 더듬더듬 간간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고개 들어보니 하나 두울 그제야 들어오는 별빛 긴꼬리 남기며 날아가는 저 끝자락엔 아스라이 다가오는 붉은 새벽 - 이송아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한현석의 야생초 이야기 10] 꽃범의 꼬리 (Physostegia virginiana) 폭염으로 지치고 힘이 들고 거기에 더하여 기록적인 폭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름이지만, 이 힘들고 어려운 날이 며칠쯤 지나면 뜨거운 기온도 어느 정도 참아낼 수 있는 기온으로 바뀔 것입니다. 기온이 조금 바뀐 것을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느 틈엔가 하늘의 높이가 높아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 무렵이면 화단의 한쪽에 무리 지어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식물로 우리나라 야생화인 범꼬리와 닮았으나 꽃이 크고 화려하기 때문에 ‘꽃범의 꼬리’라고 불리게 된 식물입니다. 이 품종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모종을 구해 화단 한쪽에 심어 두는 것으로 자리를 잡고 포기를 늘리며 여름이 지나갈 즈음이면 화려한 꽃을 피워주는 예쁜 꽃입니다.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아래쪽부터 위로 순차적으로 피어나기 때문에 개화기도 긴 것이 특징입니다. 무더운 시기가 지나가는 계절이라 그런지 꽃범의 꼬리의 화려함에 반한 것인지 벌과 나비들도 잔칫상을 벌여놓은 듯 달려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꽃범의 꼬리의 꽃말은 ‘추억’ 혹은 ‘젊은 날의 회상’이라고 합
야구 짜증날 때 야구배트 잡고 탁! 치면 기분이 좋다 야구공을 내 마음만큼 힘껏 슈~웅 던진다 저~기 있는 야구공을 보고 바람처럼 뛴다 씨~잉 야구를 하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 - 변성민(초5)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
엘 시스테마 군포 ‘춤추는 콘서트’ ‘음악으로 세상이 변할 수 있을까요?’ “엘 시스테마(El Sistema)가 무슨 뜻이죠?” 만나는 분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저는 질문에 답하기 전에 이렇게 되묻습니다. “음악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왜냐하면 이 질문의 답이 ‘엘 시스테마’이기 때문이죠.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국립음악교육재단을 일컫는 말입니다. 마약과 총기에 노출된 채로 범죄에 길들여진 달동네 빈민가의 청소년들이 ‘엘 시스테마’의 악기교육을 통해 음악에서 희망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손에는 총이나 마약 대신 악기가 들려져 있었고 하루 종일 악기 연주시간을 기다렸답니다. 악기연주는 즐거운 놀이와 같았죠. 오케스트라의 인원수는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들의 변화는 개인에서 가정, 사회로 점차 확대 되어갔습니다. 엘 시스테마는 남미의 베네수엘라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었죠. 군포시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 되다 음악을 통해 청소년들을 깨우고 변화시켜가고자 하는 엘 시스테마의 꿈을 갖게 된 것은 12년 전의 일이었어요. 그 시기에 유치원생과 초등저학년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게 되었고 5~6년 지속되다 중단되었습니다. 음악뿐
부 추 와 참 새 부추가 얼마나 푸르고 멋있었으면 참새 한 마리가 열린 차창 너머로 날아와 하우스 철봉에 앉을까? 부추가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를 해줬길래 참새가 저리 기분이 좋아 날개를 파닥거리며 짹재그르 친구를 부르는 걸까? - 나선명 -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2호>에 실려 있습니다.